1.

오늘은 석가탄신일.

작은 딸 아이는 학교 도덕시험에 나온다고

석사 사상을 죽어라 외우더군요.

바르게 보기, 바르게 생각하기...팔정도와 고집멸도 4성제를.

부모들은 남의 아이보다 자기 자식이 점수를

더 많이 받게 해달라고 부처님께 빌겠지요.

석가의 가르침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복을 달라고요.

사람은 어찌 보면 다른 동물보다 외부자극에 섬세하게

반응하는 신호 전달체계의 집합체에 지나지 않나싶습니다.

수 만 가지 자극에 기쁘고 슬프고 화가 나고..

각 자극에 상응하여 반응하는 전달체 말입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들어오는 자극을 좋은 생각으로 걸러내어

선한 기운이 몸에 돌기보다는 나쁜 생각에, 걱정거리로

우리 몸에는 해로운 기운이 더 많은 듯싶습니다.

이 마음의 짐은 쌓이고 쌓여 스트레스가 되고,

털어내지 못한 일들은 강박증이 되여

고통을 소멸시켜 자유로움에 이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고통을 키워가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팔정도에서 정견이 제일 먼저 나옵니다.

있는 그대로 보라고, 늘 깨어있으라고.

석가는 늘 깨어있으라 하는데

우리는 전체 입장이 아니라 내 입장에서,

객관이 아니라 자기의 주관과 선입견을 더해가면서,

자기편견에 자기 멋으로 살아와

있는 그대로 보기가 매우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들어오는 자극을 걸러내어 신호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늘 자극에 끌려가고, 자기 식대로 정보를 처리해왔고

그것이 굳어져 자기관성이 되고

그 결과물이 지금의 ‘나’이기에

밖의 일에 자기가 어떻게 수용하고 반응하는지 

자기를 객관화시켜보기란 쉽지 않는 일입니다.

똑같은 말을 들어도,

입장에 따라 전혀 달리 해석되는 것처럼

한 사람을 평가하는 것도

자기 입장에 따라 좋은 사람, 나쁜 사람으로 갈려지고

상대는 변하여 어제의 그 사람이 아닌데,

내 틀에 박힌 어제의 사람으로 늘 대하게 됩니다.

따라서 자극을 어떻게 수용하고

어떻게 처리하는가에 대한 답이 우리 인생이라면

어느 시인이 말한 것처럼 사람이기에

바깥자극에 흔들릴 수밖에 없어도

늘 깨어있어 들어오는 자극을 객관적으로 보며

자기의 부족함에 대해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상대의 잘못에 대해 용서할 것은 용서하여

내가 나를 미워하지 하지도 않고

내가 남을 미워하지 않아

탐.진.치 삼독의 마음 굴레로부터 자유롭고

평안해졌으면 좋겠습니다.

2.

음식을 먹을 때 알아차림도

마음 깨어있기만큼 만만치 않는 일입니다. 

내가 먹는 음식이 어디서 왔으며

먹어서 건강해질 음식인지, 해가 될 음식인지

가름하기가 쉽지만 않는 일입니다.

음식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는 것은

첨가물 색과 향입니다.

눈을 멀게 하는 색소와 미각과 후각을 길들이는 향 앞에

몸에 맞는 음식의 분별력은 무력화 되어버렸습니다.

본인이 건강을 해친 뒤에야 음식을 함부로 먹지 않지

그렇지 않으면 멜라민 같은 음식파동이 와도 그 때뿐이지

곧 일상적으로 돌아옵니다.

우리는 하루에 대략 11g, 1년이면 4kg, 50년이면 2백kg의
안정성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는 화학첨가물을 먹습니다.

또 인체에는 평균적으로 400여 가지의 합성물질이

들어와 있고 그 중 50여 가지는 발암물질이라고 합니다.

자신의 몸이 건강할 때는 잘 모르지만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질 때 이물질들이 어떻게 작용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입니다. 서구에서는 8명 중에 1 명이

우리나라에서는 40명중에 1 명의 여성이 유방암에 걸립니다.

이제 유방암은 흔한 병입니다.
 가슴 아픈 사실은 유방암 증가율이 서구의 열배에

이를 정도로 빠르게 늘어가고 있습니다.

남자가 평생 동안 암에 걸릴 확률은 둘 중 하나입니다.

설상가상으로 이런 화학 물질이 몸 밖으로

빠져나가려면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먹어야하는데

육식이 일용양식이 되어버려

고기의 지방, 단백질 성분과 함께

몸에 쌓여 독이 되기가 십상입니다.

지난 광우병 사태에서 동물들이 무엇을 먹고 자라는지,

얼마나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났는데

육골분 사료와 지엠오 사료, 성장호르몬, 항생제 투여에 이르기까지

동물 몸은 단백질이 풍부한 고기가 아니라

독소로 변질될 가능성이 훨씬 더 높겠지요.

그리고 식용유, 간장, 전분, 당분으로 사용되는

수입되는 옥수수와 콩은 자연산이 아니라

유전자를 조작한 옥수수와 콩입니다.

식물입장에서 보면 수십 억 년 동안

환경에 적응하며 자기 정체성을 지켜왔는데

사람들이 식물 몸에 살충과 제초성분을 가진

동물성 박테리아를 집어넣어

식물들은 고통스럽기 짝이 없을 것입니다.

일종의 식물암을 겪고 있는 것일 줄 모르는 일입니다.

이것을 우리가 먹고 있습니다.

이렇듯이 일상 먹을거리에서

이미 독이 되어버린 이윤추구를 위한 음식을 먹을 것인가

생명이 지역에서 순환되는 음식다운 음식을 먹을 것인가

늘 알아차리는 것은

내 건강을 지켜내고, 세상을 바꾸는 일의 시작입니다.

작성일 : 2009-05-02 23: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