냇물아 흘러흘러 어디로 가니/ 강을 따라 가고 싶어 강으로 간다 
강물아 흘러흘러 어디로 가니/ 넓은세상 보고 싶어 바다로 간다

이 동요는 단지 아이들이 교실에서 부르는 노래가 아니라
강가에서 평생을 살아오며 논밭을 일궈 온
소농들이 그대로 농사를 짓게 해달라며 애원하는 노래요,
영원히 자손만대까지 흐르길 간절히 염원하는 사람들의 노래가
되었습니다. 이제 공사발주를 앞두고 4대강 사업으로 죽게 되는
강들이 살려달라고 애절하게 부르는노래인 듯싶습니다.

강은 모든 생명을 품어 안는 생명 그 자체입니다.
백로, 저어새, 큰기러기, 큰고니, 고니, 가창오리,
물수리, 솔개 등 수많은 새들이 찾아와 먹이를 찾고
모래섬에서 잠을 자는 자연의 품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의 식수를 공급하는 취수장이자
논밭에 물을 대는 생명의 젖줄입니다.

죽어있는 것은
지금도 흐르고 있는 강들이 아니라
탐욕에 가린 어리석은 사람들의 마음입니다.
강은 자손대대로 흐르고 흘러야
온생명이 살고 사람도 살지
강을 죽이고, 온생명을 죽이며
강가에 위락시설지어 문화랍시고
우리세대에 흥청망청 즐기면,
우리후손들은 무엇을 먹고 살고
우리 땅의 생태환경은 어찌되나요?

또 4대강을 죽이며 온갖 부를 챙기는
토건족만 잘 살면 이 나라는 어떻게 되나요?
토건족이 부흥할수록 나라살림은 엉망이 됨은
김영삼 정권 때 여실히 보았는데
(김영삼 정권 말년에  GDP 대비 건설지출은
무려 26%로 그 해에 IMF 경제 위기가 터졌습니다.)
우리는 까맣게 잊고 삽니다.

2.

20여 조의 막대한 돈을 강바닥에 뿌려 강을 맑게 한다는 데
강이 죽는 것이 걱정된다면
축산 폐수, 공장 폐수, 생활폐수를 먼저 막아야지
수 천 년 간 쌓여진 모래를 다 파내고
보를 세워 흐르는 물을 막으면
강물은 어떻게 정화 기능을 다 하며
물고기들은 어디에 알을 낳아야 되나요?
물고기가 사라지면 새들도 오지 않을 것이 뻔한 일인데
4대강을 정비하면 마치 철새들의 지상낙원이 된다고 하니
앞뒤가 맞지 않아도 유분수지 어처구니 없는 일입니다.

국민이 먹고살고 생태환경을 온전하게 살리는 것이 더 중요하지
한낱 거품에 지나지 않는 수치놀음인 토목건설이 뭐가 중요하다는 말인가요?
아무리 근시안적 시야 밖에 가지지 못 하였어도
사람이 먹는 취수장까지 옮겨가면서까지
유기농 단지 땅까지 빼앗아가면서까지
예비타당성조사도 면제하는 무리수를 두어가면서
4대강을 파헤쳐야 되는지 참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일입니다.

다음정권에는 틀림없이 4대강에 설치한 보 때문에
강물이 썩는다고 보를 철거해야한다고
막대한 예산을 또 쓰게 될 것입니다.
그토록 미국따라 하기를 좋아하는 집권자들은 
미국에서는 죽어가는 강을 살리기 위해 1990년대에만 하천,댐 177곳을
철거한 것은 보이질 않는가 봅니다.

자연에 대한 사람이 지켜야할 본분은
순리에 따르는 삶입니다.
흐르는 것을 막는 것은 곧 병이고 죽음입니다.
흐르는 물에 줄줄이 보를 쌓는다는 것은
사람 몸에 비유하면 사람 대장 소장을 마디마디 묶어
똥과 독소를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사람 똥은 퇴비되어 밭으로 가 채소에 거름이 되어 순환해야하고
냇물과 강물은 먼 바다까지 흘러가
다시 고기떼와 함께 돌아오는 게
생명의 질서이자 생명흐름입니다.

지구의 장구한 역사에 편린에 불과한  우리세대인데
우리세대에 모든 것을 다 파먹어버리고
마치 쓰고 버리는 일회용 삶을 살면
우리후손에겐 무엇을 남겨 주어야 하나요?
부자감세로 가뜩이나 어려운 나라살림인데
4대강 바닥에 돈을 뿌려버리면
서민들은 어떻게 사나요?

혹세무민에 휘둘리지 말 일입니다.

작성일 : 2009-10-21 10:39